소설,만화,드라마,영화에 감정이입 병인가요?

소설,만화,드라마,영화에 감정이입 병인가요?

소설, 만화, 드라마, 영화 같은 창작물에 깊이 감정이입하여 등장인물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로 인해 두통까지 느끼는 것은 병이 아닙니다. 오히려 매우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인간의 감정 능력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심리적/신체적 고통(두통 등)을 느낀다면, 그것은 감정 이입 능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며, 개인의 민감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1.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 (1) 공감 능력 (Empathy):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을 자신의 것처럼 느끼는 능력은 인간의 중요한 사회적 능력입니다. 이 능력이 뛰어나신 분들은 창작물 속 인물에게도 강하게 이입하게 됩니다.

  • (2) 미러 뉴런 (Mirror Neurons): 뇌에는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감정을 볼 때 마치 자신이 그 행동을 하거나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 활성화되는 '거울 신경 세포'가 있습니다. 이 활동이 활발할수록 감정이입이 강해집니다.

  • (3) 인지 과부하 (Cognitive Overload): 말씀하신 것처럼, 등장인물의 복잡한 감정선이나 고통스러운 상황을 처리하느라 뇌가 일시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여 두통 같은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그만큼 작품에 깊이 몰입했기 때문입니다.

2. 좋은 점 vs. 불편한 점

  • (1) 좋은 점: 작품을 더욱 풍부하고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의도를 온전히 이해하고 예술 작품이 주는 감동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 (2) 불편한 점: 감정 소모가 크고, 때로는 현실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고통스럽거나 우울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 보는 게 좋을까요?)

안 보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이 뛰어난 공감 능력은 재능일 수 있습니다. 다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몇 가지 조절이 필요합니다.

  1. (1) 장르 선택: 당분간은 고통스럽거나 어두운 내용보다는 밝고 유쾌하며 가벼운 코미디나 잔잔한 일상물 같은 장르를 선택하여 감정의 부담을 줄여보세요.

  2. (2) 의식적인 거리 두기: 작품을 보면서 "이것은 허구의 이야기이고, 나는 안전하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되새기는 연습을 해보세요. 다큐멘터리 보듯이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 노력해 볼 수 있습니다.

  3. (3) 휴식 및 환기: 너무 깊이 몰입될 때는 잠시 시청을 중단하고 산책하거나 다른 활동을 통해 기분 전환을 하세요. 두통이 심하다면 즉시 중단하고 쉬는 것이 좋습니다.

  4. (4) 감상 후 감정 나누기: 작품을 본 후 친구나 가족과 감상을 나누거나,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쓰면서 자신의 감정을 객관화하고 해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정리하자면, 감정이입은 병이 아니며 풍부한 감수성의 증거입니다. 다만, 그로 인한 신체적 고통이 너무 크다면 자신에게 맞는 작품을 선택하고 감상 방식을 조절하여 스스로를 보호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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